Issue 88, Jan 2014
코엔 반 덴 브룩
Koen van den Broek
직관으로 형성된 논리
현대미학에서 예술은 형식과 내용으로 나뉜다. 눈에 보이는 예술의 모든 것이 형식에 속한다면, 그 안에 들어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는 내용에 속한다. 그러니 하나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형식이 어떤지 먼저 파악해야 하고, 그 다음 안에 담긴 내용을 유추해 살펴야 한다. 코엔 반 덴 브룩의 회화도 마찬가지다. 그가 완성한 색과 형태는 형식이며,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는 여기에 담기는 가치, 즉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. 그런데 절제된 색과 형태에 비해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만만치 않게 복잡한 까닭에 코엔의 회화를 제대로 읽기란 결코 쉽지 않다. 그는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를 형태와 색 안에 보이지 않게 잔뜩 숨겨놓았다. 그리고 그 가치는 표피적인 것에서부터 심층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그의 회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가치의 층을 단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.
● 정일주 편집장 ● 사진 Gallery Baton 제공
'Torque Double' 2013 캔버스에 유채 174×170cm